14.10.25 원주국제걷기대회.

임도구간을 걷는 동안 장시간 공복으로 비워둔 배가 미친듯이 허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끝나지 않는 산길에서 음식점을 찾을 수 있을리도 없고... 대략 2시간을 넘게 굶주린 배를 달래며 터덜터덜 걸었다. 회촌마을을 거쳐 국도에 접어들자 하나 둘 식당이 보이기 시작은 했으나... 시골길 대부분 식당은 가든들이 자리잡고 있어 혼자 들어가서  끼니를 때우기는 부담스러운 가게들이었다. 지도를 보니 몇 키로 앞에 대학교 캠퍼스가 보였다. 대학교 앞이라 먹을 거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힘을 내서 걸어가던 중.

떡하니 내 앞에 나타난 막국수집 간판. 낮시간이 되어 꽤나 따사로운 햇살에 땀도 흐르고, 더 이상 배가고파 걸을 힘이 없어 왠지 시원한 막국수가 땡겼다.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주저없이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빌라형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식당은 그냥 사진처럼 평범해 보였다. 가게에 들어서니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꽤나 많은 손님들이 홀에서 식사중이었다.


늘 그렇듯 사진찍을 힘도 없이 초점을 잃은 내 차림표 사진. 물막국수 하나와 공기밥을 주문하였다. 돼지고기는 네덜란드산이라... 편육을 먹진 않을테니 뭐. 그리고 그 밑으로 살짝 보이는 개방식 주방. 사장님 내외분께서 분주하게 음식들을 준비하고 계셨다. 하절기가 끝나서 물막국수 주문이 안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아직 물막국수가 가능하다고 하셨다.


물막국수. 고명으로 얹어진 양배추, 상추, 당근, 김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삶은 계란 반쪽. 역시나 빈 속을 달래기 위해 삶은 계란부터 섭취. 


양념장을 골고루 잘 비벼 한 젓가락 떠본다. 살얼음이 떠있는 동치미육수의 시원함이 입안 한가득 퍼진다. 그다지 특별하게 쫄깃한 식감은 아니나 나쁘지 않게 잘 삶긴 면발.  동치미 육수의 진한 맛이 한층 막국수의 맛을 더해주었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 훨씬 이상으로 아주 괜찮은 맛이었다. 면을 다 먹고 남은 육수를 국물 삼아 공기밥 한공기도 뚝딱 해치웠다. 


찬으로 함께 나온 백김치. 맛이 굉장히 잘들었다. 아삭아삭하고 새콤달콤한 백김치 맛이 한층 밥맛을 돋구었다.


강원도 산간지역은 척박하여 메밀을 주로 재배하였기에 메밀로 만든 막국수를 즐겨 먹었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막국수라는 말은 '막 부서져서 막 먹는 국수’ 라고 한다. 비록 배를 채워 몸은 무거워졌을지라도, 허기를 달래고 기대 이상의 맛을 선사했던 막국수가 마음의 무게 만큼은 더 없이 가볍게 해주었다. 원주에 갈 일이 있을 때 꼭 한번 다시 들르고 싶어지는 가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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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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